집에서 참깨 볶아 보셨어요?

결혼하고 처음에는 어머님이 볶은 참깨를 주시더라구요.

그때만 해도 어머님이 일하실만 하셨던거죠..

그래서 고소한 참깨를 아주 잘 먹었는데...

점점 건강이 나빠지시면서 깨끗이 씻어서 말린 참깨를 주시며 볶아 먹어라..하시더라구요.

그거야 볶기만 하면 되니까...^^

그러던것이 더욱 건강이 나빠지셔서 일하기 힘들어지시니 그땐 그냥 참깨를 주시며 꼭 일어서 씻어서 볶아라...

하시더라구요...

그땐...참 그 볶은 참깨가...

씻어서 말려주신 참깨가...

얼마나 고마운것인지 잘 모를때 였죠..

그냥 주신 참깨..암생각 없이 몇번 물에 휘휘 헹궈 체에 받쳤다가 볶았는데

헉!!!!!! 이것이 씹을때마다 뭔가가 아작아작 씹히는것이...

어머님 한테 전화해서 참깨가 이상하다 하니..어머님왈...조리로 일었느냐?

아뇨? 에구야..그거 못쓴다..버려라..모래가 얼마나 많다고..하시는거에요..

헉!! 이런..

그래서 그 아까운 참깨를 다 버려야 했던 슬픈 사연이..

하지만 이젠..그런걸 가르쳐 주시던 어머님도 가신지 오래...

어머님 계실땐 먹다 먹다 남아서 친정엄마랑 나눠 먹을 정도로 참깨를 가져오곤 했는데

이젠 아버님이 겨우 일년에 한두컵 되게 주십니다.

결국...따로이 사서 먹게 되죠..

처음엔 에잇..없는김에 귀찮으니 사먹지..싶었어요.

슈퍼에서 파는 볶아둔 참깨..(브랜드 달린거) 사다 먹어보니

헉! 이게 정말 참깨야? 싶은겁니다. 고소한 맛따위는 아예 없고.. 모양만 참깨..

게다가..어떤 브랜드는 기름 찌든냄새 까지 나는것이...

자세히보니..이름도 아주 낯선 어느나라에서 키운 거라는데..

이건 아니지...싶었더랬습니다.

그리고 뭐..중국산이라도..시장 방앗간에서 볶아 파는건 그나마 좀 먹을만 하지만..

역시 우리참깨 집에서 볶은만은 못합니다.

믿을만한 곳에서 우리참깨 구할수 있다면 귀찮아도 집에서 해먹는게 최고에요..^^

오늘 실로 오랜만에 참깨를 볶았어요.

솔직하게...책 준비 하면서 넘넘 귀찮고 할일 많아 피곤한데 참깨까지 볶긴 좀 그랬거든요.

오늘..큰맘 먹고 미루었던 일을 했어요.

어젠 옷장정리..(가을옷 꺼내기) 오늘은 참깨 볶기..^^

일단 참깨를 물에 담갔지요..

저게 보기보다 양이 아주 많아요..

하면서 내내..좀만 할껄 후회 했어요..ㅋㅋ

물에 담갔다가 주물러서 씻어 조리로 일어 주어야 해요.

저 촌발 날리는 프라스틱 조리는 그래서 꼭 있어야 하는 물건인거져..ㅋㅋ

헉..1차로 일고 나서 남은 찌꺼기

보이시죠?

저 수 많은 돌과 모래...

장난 아닙니다..

이런 이유로 집에서 깨끗히 씻어 먹어야 하는거죠...

다시 볼에 담아 물을 붓고 일어내기를 수차례...

최하 6-8번은 해줘야 밑에 가라 앉는 이물질이 없어요..

좀 귀찮고 팔 아파도..꾹 참으면서..^^

참...위에 담가둔거 보심 알겠지만...

물도 엄청 더러워요..

여러차례 씻어 내기 해야 물도 맑고 깨끗하게 변하고..가라 앉는 이물질도 없어요.

상상하기도 싫다니까여..저런걸 그냥 먹는다는건..

체에 받쳐서 한 30분 물기 쪼옥 빼주고..

커다란 팬에 쏟아서 잘 저어주며 볶기 시작해요.

처음엔 수분이 증발 하는 단계에요..천천히 저어 섞어주면서 볶아요.

수분이 다 마르고 이렇게 좀 마른 상태가 되었어요.

너무 많이 한번에 볶으려니 안볶아져서...

이단계에서 반을 덜어 내었어요.

수분은 증발 했으니 이건 잘 싸서 냉동 해두었다가 담에 볶으려구요.

암튼 이렇게 해서 볶기 시작해요.

열심히 볶음 주걱으로 저어주어야 하고..

중간중간 중국집 볶음밥 하듯이 팬을 들고 미친듯이 흔들어도 줘야 하죠..

타닥타닥 소리가 빨라지기 시작하면서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해요.

고소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깨에 색깔이 나기 시작하면 쉴틈없이 흔들고 볶고 해야 해요.

자칫 금방 타거든요.

타면? 이렇게 수고해서 만들었는데 타버리면 쓴맛이 강해서 안좋아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고소한 냄새가 나고 색이 나기 시작하면 조금 후에 불을 끄고 계속 흔들어서 볶아 주어야 해요.

그러면 여열로 딱 좋게 볶을수 있거든요.

계속 다 될때까지 불 켠 상태에서 했다가는 나중에 불 끄고 금방 여열로 타기 쉬워요.

요...타이밍은 몇번 해보셔야 하죠..ㅋㅋ

볶으면서 내내 후회..

아...왜 이리 난 피곤하게 살까..

걍 볶은거 사먹지..

그러나 다 볶고 나면..역시..내가 해야 최고야..ㅋㅋ

온통 볶으면서 튄 깨들로 엉망..

싱크대만? 오우 노~ 바닥도..ㅋㅋ

청소기 돌리기는 필수..^^

1차 볶았던 깨들...

이렇게 희멀건 하고 납작하던 애덜이..(요건 그래도 좀 부푼 상태에요)

이렇게 노릇노릇 좋은 냄새 풍기며 통통해진걸 보면...

그동안의 수고는 잊게 된다는거죠..

으흐흐... 사먹는거랑 비교하지 말아주세요.

잘 볶은깨를 넣고 나물요리를 하면 맛이 기가 막혀요..

다 식은 후엔

밀폐용기에 먹을만큼 덜어 놓고..

남은건 또 잘 여러번 꼭꼭 싸서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 먹어요.

깨소금이 필요 할땐 요걸 작은 분마기에 살살 갈아 먹구요..

이번엔 1차 까지 볶아둔 깨까지 넉넉하니 한동안 고소한 맛에 빠져 지내겠지요..^^

많이 볶은김에 동생네 신혼집에도 조금 보내주려구요.

여러분도..깨를 볶아 보세요..고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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