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몇일 참 우울 했더랬습니다.
책 준비 하면서 날마다 여러가지 음식을 만들어야 하고..
그러다보니 그걸 또 먹어야 하구..
이게..또 촬영 하고 먹으려면 맛이 참 없어요.
신경써서 그렇고..
촬영하다보면 맛나게 먹어야 할 타이밍을 놓치게 되거든요.
평소에 올려 드리는 사진은 그냥 대충 팍팍 두어장 찍어서 올려 드리니 그닥 문제가 되지 않는데..
책에 넣을꺼라고 한가지를 가지고 30분도 넘게 이리저리 돌려대며 찍고 나면 다시 뎁혀도 참 맛이 그렇더라구요..
그러다보니..매일 저녁 밥을 먹을때도 괜히 성질이 나구요.
성깔 못된 럽첸이는 괜히 우울증에 걸려서 허니를 못살게 굴고..
책땜에..또 허니 시간땜에 못가는 여행땜에 맘 앓이를 하구요..
그래서 참 행복하지 못했더랍니다.
지난 주말즈음에 편집팀장님이랑 통화를 하다가
일은 잘 안되고 우울 하다고 했더니
행복하게 일을 하셔야 책에서도 행복이 묻어 나온다고 격려를 해주시더군요.
마감일 보다는 즐겁게 일하시는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셔서..
그말만 믿고 이번주말은 확 쉬어 버렸습니다..
허니에게 나 이번 주말에 밥안할꼬야!!!!!! 라고 선언..ㅋㅋ
그러나.. 허니가 출근한 토요일에 전 너무나도 심심해서..
책에 넣으려고 보니 레시피를 만들어 두지 못했던 오이물김치를 만들면서 레시피를 만들었구요. (촬영은 아직 안함)
교회 사모님이 주셨는데 걍 세탁실에 쳐박아 두었던 마늘쫑을 꺼내서 장아찌를 담가두고..
종합장아찌도 담그고 (오이랑 무우가 많아서..)
뭐..결국 안하겠다고 하였으나.. 주방에서 놀고 말았다는..ㅠ.ㅠ
뭐..제가 이렇지요..ㅋㅋ
암튼.. 밥 한숟가락 있던거 먹고 나니 우찌나 배가 고프던지..허니가 올 즈음에는 더 우울해져버렸습니다.
성질도 있는대로 나구요. (저 제때 밥 안먹으면 헐크로 변해요..ㅠ.ㅠ)
그런데 4시도 넘어서 들어온 허니는..
이승엽 나온다구 야구 틀어 놓고 마누라 기분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정신없이 보고 있질 않나..
내가 열받아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암말도 안하는데도 눈치 없이 머리 자른다고 미용실에 가질 않나..
쳇........
주말엔 좀 마누라좀 아껴주면 안되겠니?
삐져서 침대에 가서 누워 있었더니 한참 있다가 (야구 보느라고..ㅡ.ㅡ) 그제서야 눈치를 챈건지 와서 옆구리를 쿡쿡 찌르고
나가자고..밥 먹으러 가자구..
네.. 울 허니는여.. 마누라의 기분은 먹는거면 다 해결되는걸로 알아요..
물론 저 단순해서 먹는거 사줌 잘 풀리긴 하죠..근데 사실 정말 풀려서 라기 보담은..
그래도 그정도 애써주는거 봐서.. 길게 가지 않을라고 그러는거에요..
전 좀더 이벤트적인 느낌을 원하는데..
뭐 급..어딜 놀러 간다거나.. 근데 그런걸 잘 못해요..ㅠ.ㅠ
암튼.. 그래서 대충 옷 갈아 입고 따라나서긴 했는데..
그럼 그렇지.. 뭐 어딜 갈지도 모르고..뭐 먹으러 가야 할지도 전혀 모르는 울 허니..
괜히 이리저리 헤메고만 다니데여..ㅡ.ㅡ;;
에휴.....내가 증말..
전요..남자가 좀 맛난집도 알아보구.. 즐거운 곳도 알아보구 해서 척척 데리고 다니는 그런 남자가 참 부러워요..
울 허니는 아무리 좀 그렇게 해보라고 해도
단 한번을 그런걸 안해주는거 있죠..ㅠ.ㅠ
인터넷 뒤적 거려도 맨날 야구나 들다보구 만화나 보구..
찾아 보라고 하면 버벅 거리다 결국 제가 알아봐야 하구요..
이번에도 역시 그런거죠 뭐..
괜히 뭐 오리 먹을까? 뭐 먹을까?
아니..오리 먹음 어디가 맛난집인줄 알긴 아나? 쳇..
다저녁에 6시도 넘어서 강화도 가서 꽃게탕 사줄까?
이런 어이 없는 발언을 하지 않나..
암튼.. 결국..제가 정했습니다.
저번에 렛츠파티네 집에 놀러 갔다가 갔던 차돌박이집에 가서 차돌박이나 먹자..
(고기가 땡기더만요..)
마침 전에 주소 찾아서 적어둔게 있어서 그걸로 네비에 입력해서 찾아갔죠.
이곳은 아주 허름한곳이에요.
그동네가 뉴타운이 된다니... 어쩌면 몇년안에 없어질지도 모르겠지만..
제법 유명한 집이구요.
시간대 잘못 맞추면 줄도 서야 한다는데..
다행히 저희 갔을땐 자리가 있더라구요.
그런데 주차장이 따로 없어서 자리가 없다며 방화중학교 지하주차장에 파킹 하고 오라고 하셔서..암생각없이 갔더니 제법 먼거에요..ㅠ.ㅠ
다시 한참 걸어서 자리에 앉았더니 사장님이 미안하다시면서 갈때 주차비 천원 꼭 줄께..하시데요..^^
그러더니 고기 나오니 고기도 몇점 더 가져다 얹어 주시면서..걸어온 수고비다..
그러시구요..^^
꼭 먹어야 맛이 아니지만.. 그냥 그런 인심이 느껴지는 소박한 느낌이 참 맘에 들었어요.
에구야..사설이 너무 길어졌네요.
이게 무슨 맛집 포스트야...ㅋㅋ 투덜이 포스트지..
간만에 쪼그만 자동카메라로 찍었더니 사진이 좀..ㅋㅋ
전체 상차림이에요.
소박하죠 뭐..
고추장도 판매 하는중 싼 종류인거 같고..
된장쌈장도 짜고..
김치도 직접 담그신듯 싶은데 비주얼이나 맛이 참 시골틱..ㅋㅋ
그리고 기름장은 참기름도 아니고 들기름도 아니고..콩기름인지 때깔이 말갛네요..(이 기름장은 안먹게 되더라구요..ㅋㅋ)
제가 좋아 하는 파무침 푸짐하게 한접시씩..

차돌박이는 1인분에 1만원인데요.
푸짐해요. 냉동이긴 한데.. 보기엔 꼭 삼겹살 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냉동인데 다른집 보다 좀 두툼하게 써는 편입니다.
저게 2인분인데 제법 많죠?

무생채 인데요.
이게 아주 새콤하니 꼬들하고 별미에여.
느끼하기 쉬운 고기의 맛을 이놈이 잡아줘요..^^

이렇게 숯불에 고기를 굽기 때문에..
불쑈를 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기름이 빠지니까.. 덜 느끼한거 같고..불냄새가 나서 더 맛난거 같아요.

개운한 맛의 콩나물국..
(악간의 조미료맛이 나긴 했으나.. 식당음식이 다 그런거져 뭐..ㅋㅋ 대신에 할머니가 끓여주시던거 같은 맛이랄까..)

럽첸이가 사랑하는 파무침..이렇게 많은걸 혼자 두접시는 먹어요..ㅋㅋ
요거 없음 고기 먹기 좀 힘들어 하죠..ㅋㅋ

보기보다 연기 빨아 들이는 후드가 잘 되어 있어서 먹고나서 옷에서 심하게 냄새 나거나 하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숯불위로 기름기가 떨어지니 불쑈를 하고 난리가 납니다..ㅋㅋ
소고기는 넘 푹 익으면 맛없어요..
핏기만 살짝 가시게 구워야 야들야들 하죠..

둘이서 고기를 3인분이나 먹어 치우고.. (딱 사장님이 더 주신만큼이 먹기 버겁더군요..)
배가 찢어지는 한이 있어도 밥은 꼭 먹어줘야 하는 우리 부부..
밥을 시켰지요.
이렇게 양은냄비에.. 된장찌개를 많이 주십니다.
두부와 대파가 듬뿍 들어간 된장찌개..
특이한 맛도 아니고 고급된장을 쓴것도 아니지만
고기먹고 나서 먹는 된장찌개맛은 늘 좋은거 같아요.
두부랑 잔뜩 밥에 넣고 비벼서 무생채 올려 먹으면 행복해져요.
************************************
서울특별시 강서구 방화동 611-35
02-2664-5534
상호: 차돌집
************************************
이렇게 먹고는 홈에버 들려서 장좀 보고...
그래도 우울한 아내를 위해 허니가 네비에 보이는대로 들려준 한강시민공원..(방화동쪽)
어쩜 가로등 하나가 없이 해놨던지..
그래도 우거진 수풀에 가까이 보이는 다리의 야경이 끝내줘서..
카메라 제대로 들고 나오지 않은걸 엄청 후회 했어요.
조만간에 카메라랑 삼각대 들고 사진 찍으러 가기로 했어요.
강바람이 산들산들 부니..춥기까지 하더라구요.
예전 같으면 사람도 없고 으슥하고 깜깜하면 키스라도 시도했으련만..
이제 9년차 부부이다 보니..그런 이벤트도 쑥스러워지더라구요.. 물론 안했습니다..ㅋㅋ
허접한 카메라로.. 겨우겨우 다리 야경 좀 찍어 보았는데..영..ㅋㅋ
그래도 맛뵈기로..
줌이 안되는 카메라라 좀 그렇네요..
담에 멋지게 찍어서 구경 시켜 드릴께요..


어째 맛집 리뷰보다 잔소리가 더 많았던 리뷰는 여기서 끝..^^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