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저는 병원이 생각 나요.

돌아가신 우리 시어머님은 겨울에 자주 입원을 하셨거든요.

어머님이 돌아가시기 까지 겨울이면 어김없이 병원에서 간병을 했던 저로서는

겨울이면 어머님과 병원이 생각 나네요..

우리 어머님이 계시던 병원은 을지로에 있는 서울백병원 이었는데요.

11층에서 내려다보던 을씬년스럽던 을지로 뒷골목이며...

멀리 보이던 청계고가와 종로쪽의 밝은 불빛들...

눈이라도 내릴라치면 청계고가위를 엉금엉금 기어가던 차들 (지금은 청계고가가 없어졌지요.)

또 저녁에 저랑 저녁 먹으러 퇴근하고 오던 허니랑 1시간쯤 틈을 내어 후줄근한 차림으로

누비던 겨울의 명동거리....

(명동 가본지 백만년 된듯...)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병원 바로 앞에 영락교회에서 병원 층마다 돌면서

캐롤이랑 크리스마스 찬양을 해주고 가세요..

간호사 스테이션위에 반짝 반짝 장식했던 크리스마스 장식들...

그리고 조용히 울려 퍼지던 크리스마스 찬양...

어머님 손 꼭 잡고 나가서 듣던 기억들....

왜그리 병원 사람들은 일찍 잠이 드시는지... 늦게 자는 저는 너무 괴로웠지요.

어머님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지만 어머님도 대부분 주무시기 때문에

혼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부터 11층까지 왕복하기 하고 놀고

춥디추운 병원마당에 나가 자판기 커피 한잔 마시면서 바라보던 그 새벽의 풍경들이며...

(참 겁도 없었다는..)

겨울이면 오히려 병원은 난방을 과하게 해주기 때문에 늘 간병 마치고 돌아오면 저도 크게 앓았던 기억도 나요. 덥고 건조한 공기에... 피곤하니까 면역력이 떨어져서...

보호자침대에 누워서 올려다보던 링거병에서 한방울 한방울 떨어지던 링거액...

벌써 그곳을 떠난지도 몇년 되었네요..

그때 잘해주시던 간호사선생님들은 다 잘 계시는지...

그때 인턴 돌던 학생들은 이제 레지던트가 되었겠지요..

그땐 참 그런 나날들이 괴롭고 힘들었어요.

답답한 병원에 갇혀서 지내야 하는 겨울...크리스마스...

그런데 이제는 그냥 그랬던 날들도 추억이 되네요.

요즘 종합병원 드라마를 보면서 그때 생각을 많이 해요.

드라마에서 보이듯이 병원이 그리 편안하고 좋지만은 않은곳이죠. (또 백병원은 워낙 오래되고 낡아서..)

저는 그곳에서 삶과 죽음을 배웠고

내가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를 발견 했었어요.

살고자 발버둥 치는 많은 사람들.... 또 허무하게 죽어가던 사람들....

내가 아직 숨쉬고 살아가는 이유... 하루하루를 더 소중하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들...

하지만 망각의 동물인지라..지금은 또 흐지부지 하게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것은 아닌지

이 아침에 반성 해봅니다.

여러분은 겨울에 어떤 생각이 드세요?

*****************

오늘은 다소마미 언니네 촬영이 있어서 다녀올께요..

어디 사보에 들어갈 음식 촬영 하는데 스탈링 하고 사진 찍어줄 사람이 필요 하시다네요.

저도 능력 부족이건만... 우리 스탈리스트 헤라님이 출산후 휴식중이시라 어쩔수 없이..ㅠ.ㅠ

뭐...발로 스탈링 했냐는 소리 들을까 무지 무섭습니다..

다녀와서 사진은 못보여 드려요..ㅋㅋ

이건 사보 나오기전에 비공개라..ㅋㅋ

잘 다녀올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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