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주일에는
교회에 손님이 오신다고 해서 다른주 보다 좀더 일찍 교회에 갔습니다.
점심 반찬으로 호박볶음을 만들어서
화장도 아주아주 오랜만에 곱게 하고
허니도 양복까지 입혀서
교회에 갔지요.
예배를 잘 드리고 나서 모여서 점심을 먹고
오후 예배는 빠지고
친정식구들과 강화도에 짧은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애초에 계획되었던 일은 아니었구요.
동생네가 아침에 엄마 모시고 교회 오다가 (엄마가 우리 교회 오셨지요)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같이 가자고 하더군요.
늘 이기적인 저는 집에 가서 쉬고 싶어 많이 망설 였지만
그래도 또 이런 기회 자주 오는것도 아니고 해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 허니와 옷을 갈아 입고 신발도 갈아 신고
동생네 차에 몽땅 다 타고 출발 했습니다.
(동생 차가 큰차라..)
가는 길은 하나도 막히지 않아
기분좋게 드라이브 하면서 외포리 선착장까지 갔지요.
김장을 해야 하니 새우젓을 사야지요..
엄마가 여기저기 둘러 보시고
이집저집 맛보시고 한집을 선택 하셨어요.
그래서 새우젓 사고...
생새우도 탐이 나고 탐이 나는건 많았지만 그냥 무시 하고..
돌아 나오는 길에 아빠가 새우튀김을 사오시네요..
대하를 머리부터 끝까지 통째로 튀긴건데
12마리에 만원이래요.
차안에서 아주 맛나게 먹었지요.
아빠는 배를 타고 보문도에 잠깐 다녀올까? 하시는데
이미 해가 뉘엿뉘엿 질무렵...
좀 그렇지 않느냐고 말씀 드렸어요.
인원도 제법 되는데 배값도 아깝고..
가서 금방 나와야 할거 같아서요.
그리고는 시계를 보니 저녁 먹기는 좀 너무 이른 시간...
동막해수욕장으로 달려라~ 하고 동생에게 말했지요.
오랜만에 바다 보여드려야지~ 하는 마음에요..
가는 길이 너무 끝내주게 멋졌어요.
가을분위기 물씬...
얼마전까지 퍼렇던 은행잎이 노랗게 변해서 장관이데요..
울긋불긋 가을산에 감탄을 하며 달려갔는데...
한참을 달려 도착한 그곳은.......
물이 수만리를 빠져 있더군요..ㅠ.ㅠ
바다? 그런건 뭐..뵈지도 않았어요..
게다가 해변은 왜그리도 지저분 한지...
실망만 가득...
엄마가 이거 볼려고 여까지 왔어? 하시더군요..ㅠ.ㅠ
그래도... 멋진 일몰사진은 한장 건졌네요..
서해안은 그저... 일몰이져 뭐..ㅡ.ㅡ;;
아빠 사진 한장 찍어 드린다 하니..
왜 저렇게 어색하게 옆으로 삐죽 돌아셔서서 경직된 모습으로 찍으시는지 원..ㅡ.ㅡ;;
그런데요..
저날 참 맘 찡했어요.
늘상 뵐땐 잘 모르겠더니
얼마나 많이 늙어 보이시던지요..
저날따라 참 그렇더라구요..
안그래도 토요일 밤에 어떤분 블로그 갔다가
아버님이 돌아 가셨다는데...외국 사는 딸에게 남긴 마지막 메세지를 보고
괜히 울컥해서 울었는데..
우리 아빠도 이젠 할아버지가 되셨구나...싶으니
너무 마음이 짠하더군요.
이젠 노인의 모습으로 걷고 있는 아빠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 마음속에 항상 그려오던 아빠의 모습과는 이제 많이 다르다는걸 실감 한거죠.
내 마음속에 그려지는 아빠의 모습은 아직도...
30대...40대의
윤기 있는 피부에 까만 머리카락... 단단한 등과 어깨...
자신감 있던 그런 모습의 아빠였는데
현실의 아빠는 이제 조금은 구부정 하고 힘없는 노인의 걸음을 걷는
흰머리에 주름진 얼굴을 가진....
그런 모습인거였어요..ㅠ.ㅠ
내가 나이가 드니까...
부모는 늙어 가시고...
이제는 어쩌면 우리가 함께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걸 알면서도
부모님과 함께 하는 불편한 시간 보다는
자유롭고 편안한 내 시간을 더 소중 하게 생각 하는...
나는 이기적이고 나쁜 딸이고...
나에게는 바위 같고... 산같던 아빠는 이제 야트마한 야산으로 변해 버린 세월이
너무 슬프더군요..
(글 쓰는데 또 눈물 나네요..ㅠ.ㅠ)
알면서도...가치관의 차이...랄까...
아빠랑 있으면 불편해서 자꾸 피하고만 싶은 저를 어쩌나요...
암튼... 왜 저 사진은 또 저렇게 깜깜하게 찍혀서..더 우울 하게 보이네요..
이젠 정말 한해 한해가 다르신거 같아요.
몇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오신 나의 아빠....
조금 이라도 더 오래오래... 더는 무너지지 말고...야산 같은 모습 이라도
오래오래 함께 해주셨으면 하는 바램 이에요.
나이 드는게 너무 무서워요..ㅠ.ㅠ
이별 해야 할 많은 순간들이 기다리고 있을테니까요..
암튼... 꾹 아픔을 눌러 참고 차에 올라 저녁 먹으러!를 외쳤어요.
저녁 메뉴는 충남서산집의 꽃게탕...
여전히 사람 많은 그 식당에 가서
벤뎅이 회무침과 꽃게탕을 넉넉하게 시켜서
아빠 소주 한잔 부어 드리고 식사를 하는데
엄마랑 아빠랑 다 얼마나 맛나게 드시던지..
거길 몇번을 가서 허니랑 둘이 먹고 왔으면서도
한번도 모시고 가서 먹어야 겠다..생각 하지 못했던 바보 같은 딸...
나는 좋은데 놀러 다니고..좋은거 먹으러 다니면서
모시고 갈까 하면..분명 이런 비싼곳을? 하면서 잔소리 하실게 뻔하니까
모른척 했던 나...
엄마 아빠 앞접시에 꽃게 한토막씩 올려 드리면서...
괜히 콧소리 내가면서 맛나다고 막 수다스럽게 굴면서
부모님 마음 조금이라도 흐믓하게 해드리고저 노력 했었네요.
저녁 잘 먹고 다시 차에 올라 조금 막히는 길이지만 달려 집으로 오면서
어두워진 길이지만 창밖으로 지나가는 불빛들을 보면서
이런 저런 많은 생각을 했더랍니다.
우리 농담처럼...다시 태어나면...무엇으로 태어나고 싶어..라고 말하는데...
저는 그런 윤회를 믿지 않는 기독교인 이라는게 참 다행이다..라고 새삼 생각 했어요.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서... 또 만나고 헤어지고 이별을 경험 해야 하는 것이라면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차라리 그런건 아예 없는것이 낫다고...
그런 생각 말이에요.
가을이라 너무 센치 했지요?
지금이라도 잘 하며 살면 되는데!
넘 센치해진 분위기 살리려...
아주 우스운 사진 보여 드릴께요..ㅡ.ㅡ;;
이게 모게요?
아마 이게 뭔줄 아시면 깜짝 놀라실꺼에요..
바로 비스코티...........ㅠ.ㅠ
오늘 정말 수억만년 만에 달달한 과자가 땡겼어요.
그래서 비스코티를 구워야 겠댜! 하는 마음에 마구 뒤져 재료들을 있는대로 골라 내고
가끔 굽던 레시피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마구 뒤져 또 아주 편해 보이는 레시피를 하나 찾았지요.
그래서 고대로 만들었는데.....
꼬라지가 저게 모랍니까..ㅠ.ㅠ
아흑...............정말 부끄러워서리...
썰면 써는 족족 부서지고...
정말 제대로 비스코티 모양 갖추어 나온거 한개도 없고..
겨우겨우 건진것도 죄다 여기저기 떨어져 나간 것들..
완전 절망이네요..
반죽은 괜찮았는데 왜 그랬을까요..
저대로 다시 한번 구워서 숟가락으로 퍼먹어야 겠습니다..
굽기 시작하면서는...
구워서 허니 회사에도 보내고~
주일에 교회 목사님도 가져다 드리고~
아빠도 드릴까?
등등의 온갖 상상을 했습니다만..
저걸 누굴 드리겠습니까?
그나마 건진것도 허니나 먹이렵니다..도저히 부끄러워서 누구 못줘요..ㅠ.ㅠ
에흑...... 내년엔 제과제빵이나 배워야 하려나 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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