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우중충 하니까....
생각이 많아집니다.
그러다 오늘은 문득....추억속에 맛이라는 주제가 생각 나는군요.
여러분의 추억속의 맛들은 어떤게 있으신지...
요리를 제대로 배운적이 없는 럽첸이가 요리하는 법은
주로 친정엄마 어깨너머로... 혹은 시어머님 어깨너머로...
또는 아주 어려서 즐겨보던 오늘의 요리 라는 프로그램에서 봤던 기억들과....
철들면서 교과서나 만화책보다 더 좋아 했던 엄마의 여성백과사전에 요리부분에서 읽었던
기억들과... 또 엄마가 보시던 두툼한 여성잡지 에서 보았던것들...
그 모든것이 망라 되어 럽첸이의 요리가 되고 있는거 같아요.
그리고 제가 내고자 하는 맛은 어떤 내가 기억하는 추억속의 맛... 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나이가 한살한살 먹어 갈수록 그 추억속의 맛은 자꾸만 아련해지고....
그래서 꺼낼수조차 없이 너덜너덜 낡아빠진 한장의 사진처럼 되어버려서...
간혹 너무 혼란스러울때도 있을정도에요.
이렇게 자꾸 조금씩 더 잊혀 가겠지요?
어려서 중국집에 가면 고동색 작은 사기컵에 따라주시던...
데일듯이 뜨겁던 엽차 맛이 생각 나고...
대중목욕탕 한켠 커다란 양은주전자에 있던 시원한 보리차 맛도 기억 나고...
엄마아빠랑 함께 갔던 다방이라는 곳에서 마셔보았던 노른자가 동동뜬 쌍화차도 생각 나고
기억하기로는 유치원 가을 운동회를 장충체육관에서 하고 돌아오던 길에 아빠가 명동 어딘가의 양식집에서 사주셨던 햄버거....
정말정말 그 햄버거맛은 아련하게 기억이 가물거리는데..그게 정말 먹고 싶어요.
요즘 햄버거랑은 전혀 다른 맛이었고..커다란 접시위에.. 마치 함박스테이크처럼 나왔었는데..
빵도 함께 있었고요..함박스테이크는 분명 아니었는데..
재현해 보려해도 맛이 너무 가물거려서..ㅠ.ㅠ
그리고 명동에 새로나백화점이었는지.. 암튼 지금은 없어진 백화점 식당가에 있던 중식당에서 먹었던 삼선자장면... 정말 그 맛이 예술이었는데... 새우살도 달디단..정말 새우살...(요즘은 다들 칵테일 새우를 써서 단맛이 없죠..)
또 삼선짬뽕도요.. 야들야들한 갑오징어를 무늬있게 썰어 넣었고..동죽같은 조갯살이 잔뜩 들어 있던..그 진한맛...
지금은 아무리 비싼 곳에 가서 먹어도 그맛이 안나네요..
유치원 다니던시절엔가.... 저기 경상도 어디 시골에 할먼네 가면 겨울에 동네언니들이랑 우르르..동전 한개씩 들고 가서 사먹던 동네점빵의 찐빵... 10원인가를 더 주면 찐빵을 설탕에 굴려서 주던..그맛... 줄어드는게 아까와서 정말 조금씩 뜯어 먹으며 돌아오던 그 길도 생각 납니다.
출장이 잦았던 친정 아빠....
지금의 내 나이보다도 어렸을 우리 엄마가...
출장갔던 아빠가 돌아오시던 날이면 아빠가 좋아 하신다고 끓여 두시던 동태찌개...
그리고 함께 밥상위에 있던 콩나물무침과 시금치무침... 그리고 절 위해 담으셨던 백김치..
또는 물에 헹궈 찢어 주시던 그 김치맛...
중고등학교때 우리반 아이들이 다 너무나도 좋아 하던 우리 엄마가 담근 빨간 알타리김치...
(왜 이젠 엄마가 담아도 그맛이 안나는지..)
김천역 앞에 있던 한 중국집에서 먹었던 소고기 탕수육....
어려서 인천 살던 이모네 가면 우리집이랑 참 다른...속은 없고 빨간 김장김치...
그 맛이 참 색다르고 맛이 있었는데...
엄마가 석쇠에 올려 연탄불에 구워주시던 꽁치구이....
또 아빠 예비군인지 민방위 훈련가실때 엄마가 싸주시던 도시락 속에 들어 가던...
석쇠에 구운 빨간 돼지고기양념구이...
아빠 월급날이면 우리가족 외식날...즐겨먹던...구멍숭숭 뚫린 불고기팬에서 굽던
그 불고기 국물에 비빈밥...
돼지고기라곤 안먹던 내가 돼지고기를 먹게 해주었던..
영등포대감집에 돼지주물럭.... (지금은 없어진지 오래..)
오목교옆에 있던 삼강집의 낙곱전골...
회사생활 할때 지금은 이름도 잊어 버린 우리 점심 식당에 따로 시켜먹던 김치찌개..와 라면사리..
역시 회사근처..백제갈비에 낙곱전골...(곱창은 안좋아 하지만 낙곱전골 잘하면 참 맛나지요.)
그리고 회사근처에.. 역시 이름은 잊은 분식집에 특미..열무냉면... 그리고 장수삼계탕에 국물이 진한 삼계탕...
충무로 어딘가에서 먹던 닭한마리에 넣어 먹던 칼국수....
역시 충무로에 지금은 없어진 어떤 닭갈비집에.. 우동사리넣어 볶아주던 기름진 닭갈비...
충무로에 부추무침 넣고 볶아 먹던 조방낙지집은 아직도 있는지...
아... 맞다 회사근처 일식집에 특회비빔밥...정말 이집은 반찬이 너무 잘나왔었는데...알탕도 맛나구..
회사 그만두기 1년전쯤 회사근처에 생겼던... 그 동네랑 너무 안어울리던..김밥집...
단무지 대신 락교를 주고..깻잎 넣은 깔끔한 맛의 참치김밥...
또..충무로 명보극장옆 이름 가물거리는데..김가네 깁밥 이었나?
그집 라볶이와 참치김밥도 정말 예술이었고..
추운 겨울날 술 얼큰히 마시고 충무로 극동빌딩앞 편의점에서 미니스커트 입고 달달 떨며 친구랑 먹었던 생생우동과 꼬마김치...
회사다닐때 회사동생들이랑 먹던 회사앞 포장트럭에서 팔던 오뎅국물과 토스트...(정말 인기였다..)
그리고 회사동생들이랑 사다리타기 해서 사다먹던 편의점에서 포장채로 렌지에 윙~돌려 먹던..
미스진 비엔나소세지..(지금이라면 환경호르몬 어쩌고 난리였겠지..ㅋㅋ)
초등학교때 옆집에 살던 프랑스대사관 다니던 새댁언니가 한주먹씩 주시던.. 진하디 진한 초콜릿..
이상하게 난 그 초콜릿만 먹으면 체해서 괴로웠는데.. 그맛이 그립네..
초등학교앞에서 먹던 한접시에 백원짜리? 떡볶기..파한조가리 들어 있을까 말까 하던 그 맛이 왜 그리좋던지..다리 두개짜리 포크로 그 짧은 떡복기를 열등분은 해서 먹었던거 같다.
고등학교에... 학교앞 분식집의 짬뽕라면..떡만두국..즉석떡볶기...
고3 여름방학을 견디게 해준... 학교앞 분식집에서 배달 해주시던 떡꼬치와 슬러쉬...
고2때 덕유산 야영가서 끓여먹던 캠핑찌개...
아...초등학교때 온가족이 전등사가서 아빠가 끓여주시던 캠핑찌개..(절에서 돼지고기 찌개라니..ㅋㅋ)
어려서 석가탄신일이면 남산에 올라 구워먹던 고기맛... (아..왜 이맛은 기억하니 부모님 생각에 마음이 촉촉 할까...)
유치원다니던 시절에.. 지금은 하늘에 별이 된... 우리 진무삼촌따라 교회 야유회 가서
삼촌이 끓여주던 크림스프가 들어간 김치찌개... (그게 카레인줄 알고 사왔다나..)
그리고 역시 삼촌 따라 대성리즈음 어딘가.. 야외수영장 갔다가 끓여주던 햄찌개...
삼촌이랑 겨울이면 목동에 스케이트장들 전전하며 먹던 떡볶기와 오뎅국물 맛도..(삼촌..보고 싶다..)
겨울방학이면 우르르 올라와 함께 보내주던 친척오빠들과 언니들..(그중 한명은 지금 우리 교회 목사님) 겨울밤에 손목맞기 고스톱 치면서 춥디추운 단독집 거실에서
아빠가 사오셨던..1구짜리 가스버너에 끓여 먹던... 정말 오리지날 삼양라면..
그리고 거기에 고추가루 팍팍 쳐서 먹던..그라면맛은 왜 지금..그맛이 안나는지..
초등학교때..엄마랑 교회 수련회 갔다오니...아빠가 한냄비 끓여 두셨던... 소고기 듬뿍 김치찌개맛도 그립다.
또 불고기 대신 외식하면 먹던 레스토랑의 돈가스정식... 비후가스 정식...
요리사이던 친척오빠가 집에 와서 해주던 폭찹...
초등학교 실과시간에 친구들과 담갔던 나박김치맛도 그립고
후후.......... 끝도 없이 쏟아지는 내 맛의 추억들....
어쩌면..정말 맛이 있어서가 아니라... 하나하나에 얽힌 사람들과... 하나하나에 얽힌 추억들이 많기 때문이겠지...
똑같은걸 다시 먹어도 아마 지금은 그 맛이 안날지도 몰라요...
아니... 분명 아니라고 할거에요..
어쩌면 그래서 더 소중 한 맛...
날씨 때문에 조금 센치해 지는 모양입니다.
저녁 드셨죠?
이제 저는 저녁 먹으러 갑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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